건설업 사망사고 절반 이상 차지

현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지만

추락ㆍ수직보호 ‘망류’ 규정은 허술

안전인증ㆍ품질시험 지침도 없어

대부분 설치 미비ㆍ불량품 사용도

업계 “제도 정비해야 추락 예방”

#1 지난 4월 인천시 남동구의 한 건설현장에서 20층 갱폼(철재 거푸집) 작업발판 단부에서 작업자가 작업 도중 추락해 사망했다.

건설현장에는 정식 인증을 받은 추락방지망이 아닌 제 기능을 전혀 못하는 부직포 천이 설치돼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2 지난달 22일 경기 양주시의 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2ｍ짜리 철근에 머리를 찔린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근로자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참변을 당했다. 당시 건설현장 20층에는 철망으로 된 낙하 방지 시설이 설치돼 있었지만, 이음매에 틈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현장 직접추락 및 자재추락에 의한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추락보호망, 수직보호망 등 ‘망류(網類)’를 건설공사 품질관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2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사망자 882명 중 건설업 사망자는 51.9%(458명)를 차지했다.

또 건설업에서 발생한 사고사망자 중 추락으로 인한 사망자가 절반 이상인 51.5%(236명)로 가장 많았다.

건설업 추락사고 사망자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348명에 달한다. 이는 건설업현장에서 숨진 전체 노동자의 56.7%에 달하는 수치다.

추락사고 사망자는 2018년 290명까지 치솟은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건설현장에서 가장 심각한 안전문제로 꼽힌다.

건설현장에 추락 방지망 등 망류를 제대로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사망사고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망류와 관련된 법적 규정이 미미해 제대로 된 설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대부분 불량제품이 쓰이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정부가 조사한 결과 건설현장의 10곳 중 7곳이 ‘추락사고 방지’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현장에서는 작업자 추락 시 부상을 막아주는 추락방지망, 자재 설비 등이 추락 시 충격을 완화해주는 수직보호망, 건축물 내부 작업 시 추락을 방지하는 수직형 추락방지망 등의 보호망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보호망이 제대로 설치된 건설현장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망류와 관련된 현행 규정 및 제도는 매우 허술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8년 12월 법령에 따른 안전인증 대상에서 망류가 제외된 것은 물론, 사용단계의 가설기자재와 관련된 국토교통부의 건설공사 품질시험기준 업무지침에도 망류는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 건설공사 품질시험에 포함되는 가설기자재 종류는 강재 파이프서포터, 강관 비계용 부재, 일반 구조용 압연강재, 복공판, 콘크리트 거푸집용 합판 등 10종에 37가지 시험종목이 있다.

반면 품질시험 대상에서 망류는 빠져 있다. 때문에 현장 감리들은 관련된 제품시험(검사)을 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시공사는 추락방호망을 아예 설치하지 않거나 비용절감을 위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불량제품을 사용하는 일이 다반수다. 이는 결국 산업재해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 및 전문가들은 건설공사 품질시험 대상에라도 수직보호망 및 추락보호망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품질시험에 망류가 포함되면 감리의 검사를 받게 되고, 정식 KS인증을 받은 고품질의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현장에서 불법ㆍ불량 망류 사용이 근절되지 않는 이상 추락사고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추락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려면 품질을 인증받은 망류 사용과 관련된 제도가 반드시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e대한경제신문>